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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숙 권사님께서 교회 게시판에 올려달라고 요청하신 글입니다.

 

홈, 스위트 홈

 

수필가 심현숙

 

  나는 집을 떠나 산 지 정확히 2년4개월하고도 반달이 되었다. 처음에는 남편의 요양원을 따라 무조건 왔으나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집에 대한 그리움은 마치 연인을 그리워하듯 사무쳐갔다. 주말이 되면 하루 집에 가기는 하나 그걸로 갈증이 풀리지는 않는다. 오두막이라도 자기 집이 편하다는 말은 그만큼 정이 들어 익숙하고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일 게다.

  다행이 요양원 바로 뒤에 방 하나를 얻을 수 있어 아쉬운 대로 살고는 있으나 도대체 안정이 안 된다. 처음 이민 왔을 때 마냥 갈팡질팡하면서 몸만 여위어간다.

  이렇게 살이 내릴 정도로 힘들어하는 건 나만이 아니다. 남편은 아예 화병이 깊어졌다. 집에서 살 때는 가족들 고생한다며 요양원으로 보내달라고 성화더니 이제는 끄덕하면 앰뷸런스를 불러 집에 가자고 막무가내로 떼를 쓴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몸을 의탁할 곳을 집으로 여기는 것 같다.

  나는 집을 떠나 살면서 비로써 집에 대한 존재를 깊이 깨달게 되었다. 집이란 가족들을 따뜻하고도 안락하게 보호하는 장소일 뿐 아니라 가족들을 모이게 하는 곳, 힘들 때 품어주고 기쁠 때 환하게 웃어주는 부모님과 같은 커다란 둥지라고 할까. 한마디로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가족사의 말없는 증인.... 사람들은 그 속에서 꿈을 꾸고 희망을 만들고 인생을 말하면서 사랑을 배우며 산다.

 

  남편은 자나 깨나 집만 생각하며 집에 가는 걸 포기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평생 가족을 위해서 살았는데 내 소원 하나 안 들어주느냐”며 우리 모녀에게 한이 많다. 나도 이제 건강에 자신이 없어 남편을 집으로 퇴원시키려는 것을 망설였으나 내 자신도 더 이상 나그네처럼 지낼 수 없어 용기를 내 남편퇴원을 준비 중이다. 의료기관으로부터 남편퇴원을 허락받는 일이 쉽지가 않아 어렵게 추진하고 있다. 남들은 그 나이에 병이 나 가족이 보살필 수 없으면 요양원으로 가게 되는데 ‘우리는 미친 짓을 하는 건 아닌지’하는 생각이 아니 든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남편과 함께 집으로 가고 싶다. 그 이의 간절한 소망을 모르는 척 요양원에 홀로 남겨놓기는 가슴이 너무 아프다. 13년 이상 수족이 되어 살아왔는데 이제 남편의 생이 얼마나 남았다고 외면할 수 있겠는가.

 

  나도 남편이 있는 요양원에서 못견뎌하는 건 이곳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환자이건 본인이 요구하는 건 어느 정도 들어주려고 하는데 남편은 전신이 마비된 상태다보니 본인이 필요한 것을 스스로 알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런 환자가 남편뿐이겠는가. 그러다보니 가족이 대변하게 되는데 주의해야할 사항이 많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서 오해의 소지가 많고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2년이 넘는 시간을 요양원에서 긴장하며 살다보니 이제는 이곳을 나가 자유롭게 기를 펴고 살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앞으로 남편이 집으로 가게 되면 지금보다 더 힘든 시간이 기다린다 해도 마음만 편할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하겠다.

  남편도 집에 가면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이 되어 예전처럼 편안한 병상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가족들의 목소리를 언제나 들을 수 있고 자기 침대에서 잠을 자며 된장국과 밥 냄새를 맡으면서 잊었던 기억도 되찾아 추억을 떠올리며 조금씩 행복을 찾아가리라. 그래서 ‘고맙다, 사랑해’라는 말이 가슴 깊은 곳에서 예전처럼 울려나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

  하나님이 남편을 이리 힘들게라도 생명을 연장해주시는 건 그리도 그리워하는 집으로 돌아가 다시 스위트 홈을 만들고 감사를 고백하며 살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영원한 집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소망가운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시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주말엔 어서 집으로 가 현관 앞에 높이 걸려있는 등에 먼지도 닦고 남편이 침실로 쓰는 방 창문에 커튼도 치리라. 또 남편에게 필요한 것들을 꼼꼼히 준비해야겠다. 남편이 그리던 집으로 돌아오면 평안이 올 것 같아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2년 넘게 빈 집처럼 어둡고 조용했던 집에 밝게 불빛이 비치고 가족들 부르는 남편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행복해진다. ‘홈, 스위트 홈’을 다시 만들어 보리라 꿈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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